매매는 객관화했지만 행동은 그대로였다(인사이트 탭 MVP 회고)

Wobbly Rocket

이전 글(워블리 로켓 소개)에서 소개한 워블리 로켓의 첫번째 주인공 인사이트 탭의 MVP가 어느정도 완료되어 개발하고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을 남겨보려 합니다.

인사이트 탭 소개

본인의 매매 습관을 개선하고 수익이 나는 시스템을 만든다.

이게 워블리 로켓의 메인 컨셉인데요. 이를 위해 제가 생각한 문제 해결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문제를 객관화 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2. 1에서 도출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안좋은 습관을 개선한다.
  3. 자기만의 수익이 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안좋은 습관을 개선하고, 수익이 나는 매매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나의 매매 기록을 통해 객관적으로 매매를 분석해야합니다.

이 역할을 위해 인사이트 탭을 MVP로 구상하게되었습니다.

기본 구성

인사이트 탭은 오늘을 기준으로 90일, 30일, 7일을 기준으로 매매기록을 가져와서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데이터, 그리고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함께 보여주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분석 결과는 순손익, 자산 곡선, 승률 & 손익비, 포지션 크기 분석(켈리 기준), 레버리지별 성과, 보유 기간별 성과, 시간대별 성과 카드로 구성하여 데이터와 인사이트, 그리고 각 카드의 해석 방법 및 원리를 설명하는 가이드로 UI를 구성하였습니다.

Insights

어떤 데이터를 보여줘야 할까

단순히 매매의 기록을 나열하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인사이트라는 탭의 이름 처럼 데이터를 통해 의미있는 인사이트가 나올 수 있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MVP를 만들때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했는데요.

예를들어 롱, 숏 포지션 비율과 포지션 별 P&L 같은 데이터의 경우 처음엔 매력적인 데이터라 생각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떤 포지션을 잡는지는 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추세라는 것은 매매를 하는 타임 프레임에 따라 장기, 중기, 단기 추세가 모두 다를 수 있기에 의미있는 데이터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티커별 분석 역시 비슷한 맥락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티커별 매매 횟수를 나누면 표본이 줄어들고, 특정 티커에서 강하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이 실력인지 운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인사이트 탭에서 가장 중요한건 레버리지, 손절 미준수, 감정적 진입, 틸트, 복수 매매나, 집중하지 못하는 매매 시간대 등의 매매 행동과 관련된 정보라고 보았습니다.

각 카드 소개

어떤 데이터를 보여줘할지 다양한 고민을 통해 MVP에서 추가한 각 카드에 대해 소개합니다.

순손익

순손익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은 하나의 숫자로 바로 보여지는 내 매매의 성적표입니다. 선택한 기간 동안의 순손익과 거래당 평균 손익을 통해 “내가 잘하고 있는것 같아”, "잘 못하고 있는것 같아"같은 감이 아닌 구체적인 숫자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게 합니다. "열심히 했다"가 아니라 "결과가 어땠는지"를 한번에 보여줍니다.

자산 곡선

자산 곡선

순손익은 한줄의 숫자이지만, 자산 곡선은 과정입니다. 수익, 손실이 어떻게 쌓였는지, 어디에서 무너졌는지, 급격한 변동은 언제였는지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특히 급락 구간은 대부분 전략이 아니라 감정이 개입된 지점입니다.

승률 & 손익비

승률 & 손익비

많이 이겼는지가 아니라 제대로 이겼는지를 보여주는 카드입니다. 승률과 손익비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기는 구조인지"를 점검합니다. 승률이 높아도 손익비가 낮으면 결국 무너집니다. 승률이 낮아도 손익비가 받쳐주면 살아남습니다.

포지션 크기 분석 (켈리 기준)

포지션 크기 분석 (켈리 기준)

켈리 값(Kelly Criterion)은 승률과 손익비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정 베팅 비율을 계산하는 공식입니다.

승률이 높고 손익비가 좋을수록 켈리 값은 커지고, 구조가 불리할수록 값은 작아지거나 음수가 됩니다. 음수라는 것은, 현재의 승률과 손익비로 계속 매매하면 결국 손실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 카드를 통해 현재의 매매 방식이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와, 자산을 안전하게 불릴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포지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별 성과

레버리지별 성과

레버리지를 올릴수록 수익이 늘었는지, 아니면 손실이 커졌는지를 확인합니다. 많은 경우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포지션의 크기에 있습니다. 이 카드는 ‘얼마를 베팅했는지’, 즉 비중 조절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보유 기간별 성과

보유 기간별 성과

나는 짧게 잘하는 사람인지, 길게 잘하는 사람인지를 보여줍니다. 보유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이 나는지, 손실이 커지는지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과 실제 성과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시간대별 성과

시간대별 성과

시장에는 리듬이 있고, 사용자에게도 리듬이 있습니다. 시장은 유동성과 변동성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시간대가 있고, 사용자에게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성보다 감정으로 매매하게 되는 시간이 있습니다. 본인이 성과를 내는 시간, 반대로 손실을 내는 시간대가 있다면 이를 매매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 탭이 내게 남긴 가르침

인사이트 탭 소개 단락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첫번째 단계로 문제를 객관화 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를 말씀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MVP의 구성으론 어느정도 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매매별 상세 분석이나, 기간 별 변화, 즉 나의 매매가 개선되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쁜 매매 습관을 잡아내는 부분은 추가해야할 부분입니다.

특히나 복수 매매, 틸트 같이 안좋은 습관을 찾아내는 부분은 생각보다 고민할 부분이 많아 MVP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사이트 탭이 내 매매를 개선해줄까요?

인사이트 탭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제 매매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었고, 막연히 감으로만 느끼고 있던 내 매매의 문제들을 구체적인 숫자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이였고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쁜 매매 습관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손절을 어려워했고, 감정 매매나, 확신없는 고레버리지의 사용이 반복되었습니다. 사실 인사이트 탭의 목적은 행동 교정보다는 매매의 객관화와 인사이트 제공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저가 본인의 매매를 객관화 할 수 있다면 행동 교정의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던 가설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새롭게 발견한 가치

인사이트 탭이 나쁜 습관을 교정해주는 힘은 약했지만 리텐션 쪽으로는 강한 잠재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매매가 끝날 때마다 변화된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이런 면에서는 수치를 개선하는 재미를 잘 풀어냈을때 재미를 통한 행동 교정 효과 역시 가져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번째로, 인사이트 탭은 아직 성과가 안정적이지 않은 사람보다 어느정도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매력있는 탭이 될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못하는 사람이 본인의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개선을 하는 패턴을 생각했지만, 내가 매매를 잘 못한 경우엔 인사이트 탭의 데이터가 안좋아 진걸 확인하기 싫었고, 반대로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좋은 매매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땐 반복적으로 인사이트 탭의 데이터를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잘 참고해서 인사이트 탭을 개선하면 MVP를 벗어나 정말 의미있는 기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의 방향

오늘 소개드린 인사이트 탭은 MVP 입니다. 당연히 개선할 부분이 많고, MVP를 진행하면서 보이는 방향성도 확실합니다. 특히 기간별 비교를 통한 동기부여나 재미요소를 추가하는 부분은 반드시 빠르게 개선해야할 부분입니다.

아쉬운 점

이 프로젝트는 저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게 정말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을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유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완성도를 올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무리

이 글에서는 워블리 로켓의 인사이트 탭 MVP를 진행하면서 고민했던 점들과 결과물을 소개해보았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은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해보면서 개인적으로 아주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워블리 로켓의 발전 모습을 꾸준히 올려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워블리 로켓

Wobbly Rocket

오늘은 기술 이야기가 아닌 개인 프로젝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름은 워블리 로켓(Wobbly Rocket). 어떤 앱이 될지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습니다.

자신의 매매 기록을 분석하여 트레이딩 습관과 패턴을 개선하고, 검증된 전략을 단계적으로 자동화하는 개인 트레이딩 플랫폼

사실 이 블로그는 개발하면서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는 기술 블로그로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AI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에 한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끼는 점, 고민되는 부분 등을 편하게 남기는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랜만에 키보드를 붙잡았습니다.

워블리 로켓을 시작하게 된 이유

저는 해외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의 개발자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캔들 차트가 뭐인지도 몰라서 면접때 쩔쩔매던, 매매에 있어서는 백지 같은 사람이였습니다. 일을 하며 거래소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매매를 모른다는 건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매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초심자의 행운도 있었고 아무 전략 없이, 공부도 없이, 홀짝 게임처럼 진입했는데도 수익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반복되는 청산과 손실. 계좌는 꾸준히 줄어들었습니다.

문제는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큰 손실을 겪고 저는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기술적 분석, 지표, 리스크 관리, 켈리 공식…이론은 점점 쌓여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실은 계속되더군요.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내가 몰라서 잃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해서 잃는 순간이 훨씬 많다는 것.

  • 뇌동매매(감정 매매, 틸트)
  • 복구 심리
  • 포지션 중독
  • 성급함

지식과 별개로, 습관과 감정이 제 계좌를 무너뜨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깨달았음에도 제 계좌는 계속 손실만 쌓여갔습니다. 사실 매매를 해보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할 이야기일 겁니다. 배운건 많지만 결국 욕심과 감정 때문에 배운대로 매매 하는게 아니라 본능대로 매매 한다는 것을요.

내가 하고 싶은 것

워블리 로켓은 일단 저의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래서 제가 풀고 싶은 문제를 좀 구체화 해보았습니다.

  • 내가 반복하는 실수를 데이터로 마주하고 싶다.
  •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의사결정하고 싶다.
  • “운”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수익이 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어떻게?

예전에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을 감명깊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화를 내는 습관을 고치는 핵심은 '화’가 날때마다 이를 인지하고 바라보라는 것이였습니다.

우리의 문제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하게 바라보고 인식할 수 있어야합니다. 내가 문제가 있다는걸 모르거나, 있더라도 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지 못하면 막연하게 나는 안좋은 습관이 있나부다 정도로 끝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풀고 싶은 매매에서의 문제를 아래의 단계로 풀어보려 합니다.

  1. 나의 매매 데이터를 통해 현재 매매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나의 문제를 인식한다.)
  2. 분석한 매매 정보를 바탕으로 수익이 나는 매매 구조를 만들기 위한 '행동’을 제안한다.
  3. 수익이 나는 구조를 시스템화 한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최근 AI 도구들이 정말 무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기획, 디자인, 개발의 경계도 많이 흐려지고 있구요. 특히나 혼자서 기획, 설계, 개발, 디자인, 실험까지 모두 해야 하는 개인 프로젝트에서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동안 개발자로서 기술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발전하며 기술적인 부분의 많은 것들을 AI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발자도 문제해결의 영역을 개발문제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확장해야하는 시기가 온것 같습니다.

워블리 로켓에서 워블리(Wobbly)는 ‘흔들리는’, ‘기우뚱한’, ‘비틀거리는’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매매를 주제로 다루는 서비스에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하고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커다란 성공에도 부족한 시작의 단계가 있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이름이 좋습니다. 완벽하지 않고 부족하고, 실패도 겪지만 결국은 로켓처럼 성공을 향해 날아가리라는 바램을 담아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도 모두 이렇게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